[이준영 칼럼] 가을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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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시간과 계절은 한 세계의 주인이다. 그것은 나뭇잎이 나무에 대하여 아무것도 모르는 것처럼 무심하다. 잠깐 잊어진 허상처럼 금새 시간을 잃어버린다. 가을비가 미적지근하게 분산되고 가을이 주는 언어가 분열되고 퇴화하며 그리움까지를 기억 속에 흔들어버린다. 산의 단풍도 이렇게 오는 계절을 속절없이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 순간이다. 어느 해(年)를 닮으려는 표절이다. 그것은 마치 당나귀가 지탱할 수 없는 짐을 짊어지게 함으로써 당나귀를 죽이는 일과 마찬가지고 무엇을 운반한다는 핑계로 남의 수레를 부수는 일이다.
생명은 내게 가르쳐주었다. 팔다리가 잘린 육체에는 진정한 고통이 없다고. 죽음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반항은 인간의 행동에 의미를 부여하는 성전의 규모에 비례하여 확대된다. 지금 가을이 반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의 꿈이 부조리하게 부서지는 것, 이것이 바로 이 자연스러움으로 자기 내면의 율동을 표현한다.
사실 우리에게는 긴 시간이었다. 비대면의 순간에서 가느다란 숨은 가빴고 거칠었다. 사람을 만나 인터뷰도 하고 사진도 찍으며 웃음을 볼 수 있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다. 여름은 더웠고 땀은 가을을 기다렸다. 옷을 만지작거리며 크라우칭 스타트에 발을 딛고 있었다. 벌써 휘슬이 울리고 가을은 나를 앞지르며 바람의 흔적을 남긴다. 이제 남아있는 가을은 들녘을 물들이고 풍성한 열매를 남길 것이다. 우리의 덕지덕지 묻은 손때를 훈장처럼 걸고 식약저널의 가을은 짧지만 모든 것을 품고 신나게 달려갈 것이다. 오래 기다렸던 연인을 만나는 낭만의 플렛폼에서 멋쩍은 미소를 띠면서 말이다. 그래서 늘 오는 계절이 설레는지도 모른다. 또 다른 기다림으로~
이 준 영 박사
이 준 영 박사
낙타방송 대표이사
식약저널 발행인
한국성시문학회 이사장
한국신문방송총연합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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